커피에도 패션처럼 유행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예전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중심으로 강하게 로스팅한 강배전 원두가 주로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산뜻한 산미와 풍성한 향미를 살리기 위해 약하게 볶은 원두가 커피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커피 입맛이 고급화되며 대중화된 커피가 아닌 개인의 세밀한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는 경향이 생겨났기 때문이죠. 실제로 전문 로스터가 매장에서 직접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생두의 종류, 로스팅 강도를 조절해 원두를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커피 로스팅은 원산지만큼이나 커피의 맛과 향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로스팅 강도에 따른 커피 맛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로스팅 뜻, 로스팅이란?
많은 분이 원두를 떠올리면 흔히 갈색 커피콩을 떠올리지만 사실 갓 수확한 생두는 연둣을 띠는데요. 이 단계에서는 커피로 연상되는 향은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로스팅은 이 연두색 생두에 열을 가하여 볶는 것으로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생성하는 핵심 공정으로 ‘배전’이라고도 부릅니다.
커피 로스팅을 할 때 커피 속의 다양한 성분들이 시간과 열에 따라 반응하며 계속 변화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원두의 맛과 향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로스팅 지점을 정점 로스팅이라고 합니다. 정점 로스팅은 생두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로스팅 강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로스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커피 맛과 향의 스펙트럼이 결정되죠. 그래서 로스팅을 할 때는 생두에 대한 사전 지식을 충분히 습득한 후에 특성에 맞추어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커피 로스팅 단계 분류, SCAA vs. 로스팅 8단계 분류법
기본적으로 원두는 커피 로스팅 강도가 약할수록 신맛, 강하게 볶을수록 쓴맛이 강해지는데요. 로스팅 단계는 커피를 생산하거나 소비하고 있는 나라와 단체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요. 많은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미국의 SCAA 분류법과 일본의 8단계 분류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SCAA 분류법은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에서 에그트론사의 M-basic이라는 기계를 사용하여 원두의 색상에 따라 8가지로 분류한 것인데요. 가장 밝은 색상인 #95(Very Light)부터 가장 어두운 색상인 #25(Very Dark)까지 총 8단계로 나누어집니다. #95(Very Light), #85(Light), #75(Moderately Light), #65(Light Medium), #55(Medium), #45(Moderately Dark), #35(Dark), #25(Very Dark)로 분류됩니다.
반면, 일본의 8단계 분류법은 가장 낮은 단계인 라이트(Light)부터 가장 어두운 이탈리안(Italian)으로 나누어지는데요. ‘라이트(Light)’, ‘시나몬(Cinnamon)’, ‘미디엄(Medium)’, ‘하이(High)’, ‘시티(City)’, ‘풀시티(Full-City)’, ‘프렌치(French)’, ‘이탈리안(Italian)’으로 총 8단계로 분류됩니다.
로스팅 단계별 특징
국내에서는 보편적으로 일본의 8단계 분류법에 따라 로스팅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8단계 로스팅의 단계별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약배전인 라이트 로스팅부터 최강배전인 이탈리안 로스팅까지 배전도에 따라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로스팅 단계별 특징을 표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하나씩 살펴볼까요?
로스팅 단계 | 배전도 | SCAA 분류법 | 색깔 | 커피 맛과 향 |
---|---|---|---|---|
라이트 | 최약배전 | #95 Very Light | 밝고 연한 황갈색 | 신향, 강한 신맛 |
시나몬 | 약배전 | #85 Light | 연한 황갈색 | 다소 강한 신맛, 약한 단맛과 쓴맛 |
미디엄 | 중약배전 | #75 Moderately Light | 밤색 | 중간 단맛, 신맛, 약간 쓴맛, 단향 |
하이 | 중배전 | #65 Light Medium | 연한 갈색 | 단맛 강조, 약한 쓴맛, 신맛 |
시티 | 강중배전 | #55 Medium | 갈색 | 강한 단맛, 쓴맛, 약한 신맛 |
풀시티 | 약강배전 | #45 Moderate Dark | 진한 갈색 | 중간 단맛, 쓴맛, 약한 신맛 |
프렌치 | 강배전 | #35 Dark | 흑갈색 | 강한 쓴맛, 약한 단맛과 신맛 |
이탈리안 | 최강배전 | #25 Very Dark | 흑색 | 매우 강한 쓴맛, 약한 단맛 |
라이트 로스팅(Light Roasting) – 최약배전
라이트 로스팅은 로스팅 정도가 가장 낮은 단계입니다. 매우 약하게 볶아, 생두의 수분만 조금 빠져나간 상태로 밝고 연한 황갈색을 띱니다. 라이트 로스팅은 산미가 가장 강하며 단맛과 쓴맛은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시나몬 로스팅(Cinnamon Roasting) – 약배전
시나몬 로스팅은 생두의 외피가 제거되기 시작하며 1차 크랙(갈라짐 현상)이 발생하는 배전도입니다. 원두의 색이 좀 더 짙어져 시나몬 색상을 띤다고 하여 시나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시나몬 로스팅은 산미가 주를 이루며 약한 단맛과 쓴맛을 느낄 수 있는 단계입니다.
미디엄 로스팅(Medium Roasting) – 중약배전
미디엄 로스팅은 1차 크랙이 일어난 후 2차 크랙이 일어나기 전까지 로스팅하는 단계입니다. 미디엄 로스팅은 중약배전으로 밤색을 띱니다. 단맛, 신맛, 쓴맛이 조금씩 밸런스를 이루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아메리칸 로스팅이라고도 부릅니다.
하이 로스팅(High Roasting) – 중배전
하이 로스팅은 가장 일반적인 로스팅 단계로 시중에서, 혹은 카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갈색 원두입니다. 산미가 엷어지고 단맛이 두드러져 조화롭게 어우러져, 일반적인 커피는 물론이고 핸드드립 용도의 원두로 많이 추천합니다.
시티 로스팅(City Roasting) – 강중배전
시티 로스팅은 균형 잡힌 신맛과 쓴맛이 적절한 밸런스를 갖춘 단계입니다. 2차 크랙이 시작된 이후 좀 더 볶아낸 단계로, 대부분의 로스터가 선호하는 로스팅 방식으로 ‘로스팅의 표준’이라고도 칭합니다. 스페셜티 커피에 가장 적합합니다.
풀 시티 로스팅(Full-City Roasting) – 약강배전
이 단계부터 흔히 ‘다크 로스트’로 일컫는 단계가 시작됩니다. 2차 크랙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점이며, 원두 색은 짙은 초콜릿 색을 띠기 시작합니다. 풀 시티 로스팅은 커피 고유의 맛이 강해지고, 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이스 커피와 에스프레소 커피의 표준으로 크림, 우유를 가미하여 마시는 다양한 베리에이션 메뉴에 적합한 단계입니다.
프렌치 로스팅(French Roasting) – 강배전
다크 로스팅의 대명사’라 불리는 프렌치 로스팅은 무게감 있고 진한 쓴맛을 내는 단계입니다. 진한 초콜릿 색상을 띠게 되며, 원두 표면에 오일이 묻어나오기 시작합니다. 커피의 산미는 사라지고, 쓴맛과 커피 특유의 진하고 묵직한 맛이 두드러집니다. 커피의 강한 스모키향과 진한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추천하며, 주로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에서도 많이 활용됩니다. 로스팅 타임이 매우 짧아 로스터의 순발력이 요구되는 단계입니다.
이탈리안 로스팅(Italian Roasting) – 최강배전
가장 강하게 볶은 원두의 로스팅 최종 단계입니다. 숯에 가까운 검은색을 띠며, 표면에 커피 오일이 나와 윤기가 돕니다. 진한 쓴맛의 강도가 높아지며 바디감은 줄어듭니다. 로스팅 시간이 극히 짧아, 매우 빠르게 볶지 않으면 원두가 타는 경우도 많지요.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최근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취향별 로스팅 단계 추천
이렇게 로스팅 단계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8단계의 로스팅 단계로 생각보다 복잡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나의 입맛에 맞는 원두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실 텐데요. 그래서 취향별로 로스팅 단계와 원두를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주로 한국에서는 미디엄에서 풀시티 정도의 중배전 단계를 가장 선호하는데요! 균형이 적절한 커피를 즐기기 위해서는 하이, 시티, 풀시티 3가지 로스팅 단계를 추천해 드립니다. 그럼 어떤 분들께 추천해 드리는지 알아볼까요?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을 좋아한다면?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 등 블랙커피를 즐기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이런 분들께는 하이 로스팅 원두를 추천해 드립니다. 하이 로스팅은 산미가 약해지며 부드러움과 단맛이 올라가 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거나 핸드드립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가장 대중적으로 일반 카페에서 많이 만나보실 수 있는 로스팅의 원두인데요. 어떤 맛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추천드리는 원두가 다르지만,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을 주로 즐기신다면 알라카르테의 “오렌지헤븐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추천해 드립니다.
라떼, 카푸치노 등 우유 베이스 커피를 선호한다면?
평소에 아메리카노 대신 라떼를 더 선호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라떼, 카푸치노처럼 우유 베이스의 커피를 선호하는 분들께는 풀시티 로스팅 원두를 추천 드립니다! 풀시티 로스팅은 신맛이 거의 사라지고 보다 강해진 커피 맛으로 크림, 우유가 들어간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메뉴에 가장 잘 어울리죠. 라떼, 카푸치노 등 우유가 들어간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메뉴를 즐겨 드시는 분들에게는 “카페드유라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추천드려요!
아직 내 취향을 모르겠다면?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내가 어떤 스타일의 원두를 좋아하는지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런 분들께는 시티 로스팅 원두부터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티 로스팅은 커피의 신맛, 쓴맛, 단맛의 밸런스가 가장 좋고 무난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적어 커피 입문자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있습니다. 아직 로스팅이나 커피 취향을 모르겠다면 근처 로스터리 카페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커피나 로스팅 원두를 추천받아서 시작해 보세요. 로스팅을 강하게 혹은 약하게 조절하면서 선호하는 여러 스타일의 커피를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알라카르테의 보다 다양한 원두가 궁금하신 분들은 “알라카르테 원두 페이지”를 참고해 보세요! 이렇게 이번 포스팅에서는 커피 로스팅의 뜻과 각 로스팅 단계별 맛 특징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다음 콘텐츠에서는 더 유익한 원두 정보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