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즐기는 일반인은 로스팅된 상태의 홀빈이나 분쇄 원두를 가지고 커피를 추출하는데요. 커피 체리라고 부르는 열매를 수확하고, 껍질과 과육, 점액질을 제거하고, 건조한 뒤 로스팅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오늘은 허니 프로세싱과 펄프드, 내추럴, 워시드 등 다양한 커피 가공 방식과 각 방식의 장단점, 차이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허니 프로세싱 (Honey Processing)
허니 프로세싱이란?
출처: Bean Shipper
커피 가공 방식 중최근 주목받는 것은 허니 프로세싱입니다. 허니 프로세싱은 코스타리카 지역에서 시작한 커피 가공 방법인데요. 기존에 워시드 방식을 사용하던 코스타리카는 2008년경 대지진으로 물이 부족해지자 브라질의 펄프드 내추럴 방식을 코스타리카 커피 농장 환경에 맞춰 변형했습니다.
허니 프로세싱이라는 표현은 파치먼트(*커피 체리에서 껍질과 과육을 제거한 상태의 원두) 겉의 끈적한 점액질이 마르면서 서로 달라붙는 모습이 꿀에 절인 견과류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허니 프로세싱 구분 네 가지
출처: Big Island
허니 프로세싱은 기계를 사용해 과육의 일부를 제거하는데요. 점액질을 제거하지 않는 펄프드 방식과의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파치먼트가 건조하는 과정에서 점액질은 코팅, 산화, 발효를 거치면서 색이 변하며, 점액질 제거 비율에 따라 화이트, 옐로우, 레드, 블랙으로 나뉩니다.
구분 | 점액질 제거 비율 |
화이트 허니(White Honey) | 80~100% 제거 |
옐로우 허니(Yellow Honey) | 50~75% 제거 |
레드 허니(Red Honey) | 50% 미만 제거 |
블랙 허니(Black Honey) | 거의 제거하지 않음 |
허니 프로세싱 커피는 뒤이어 소개해 드리는 펄프드 커피처럼 내추럴 커피와 워시드 커피의 중간의 특징이 있어, 워시드 커피보다는 산미가 약하고 복합적인 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허니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흑설탕과 꿀처럼 은은한 단맛도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워시드 프로세싱 (Washed Processing)
커피 생두를 가공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물 사용 여부에 따라 크게 워시드(Washed)와 내추럴(Natural) 두 가지로 구분하며, 가공 방식은 보통 커피 재배지의 자연환경 조건에 따라 결정합니다.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기 힘든 지역에서는 보통 내추럴 방식을 사용하지만, 현대 커피 산업에서는 워시드 방식을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합니다.
워시드 프로세싱이란?
워시드(Washed) 가공 방법은 현대 커피 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며, 습식법이나 웻 프로세스(Wet Proces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워시드 가공법은 내추럴 가공법보다 품질을 관리하기 편하고, 향미가 깔끔한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발효 과정에서 나는 악취와 많은 양의 물 사용으로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가공 순서
워시드 방식은 커피 체리를 수확한 이후 과육 제거기로 껍질과 과육을 분리합니다. 이때 파치먼트에는 점액질과 당분이 남아 있는데, 수조에 16시간에서 36시간 넣어 발효합니다. 이후 점액질이 제거된 상태의 파치먼트를 파티오(Patio)라는 건조장이나 그물을 올린 건조대에 널어 햇볕 아래에서 수분율이 약 10% 안팎 수준이 될 때까지 건조합니다.
이때 워시드 방식은 산소 접촉을 차단한 뒤 파치먼트에 남은 점액질을 제거하는 풀리 워시드(Fully Washed)와 과육을 제거할 때 점액질까지 제거해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는 세미 워시드(Semi Washed) 등 더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워시드 커피 특징
워시드 커피는 껍질과 과육, 점액질을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 건조하기 때문에 생두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고, 깔끔한 맛이 특징입니다. 내추럴 커피보다 향미가 섬세하고 가벼운 바디감과 꽃향기나 시트러스 계열의 산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워시드 생두는 보통 초록색이나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생두 상태에서도 내추럴 커피인지 워시드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내추럴 프로세싱 (Natural Processing)
출처: Buah Berdikari
지난 에티오피아 커피 역사를 다룬 글에서 커피는 6~7세기경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커피 가공 방식은 무엇일까요?
내추럴 프로세싱이란?
내추럴(Natural) 가공법은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물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인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건조 과정에서 지나치게 발효되면 좋지 않은 발효 향이나 맛이 날 수 있어 커피의 일정한 품질 관리가 어려운 것이 단점입니다. 이후, 이러한 내추럴 커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브라질의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이 개발됩니다.
내추럴 방식은 커피 체리를 수확한 뒤 그대로 햇볕 아래에서 건조하는데, 껍질과 과육, 점액질, 파치먼트가 함께 말라 굳습니다. 기후 특성에 따라 10일에서 30일 정도 건조하는데, 체리의 수분율이 20% 이하가 되면 과육을 벗겨낸 뒤 파치먼트를 가공합니다.
내추럴 가공법을 거친 커피는 커피 체리의 점액질과 당분 등의 성분이 생두로 그대로 흡수되어 향미가 풍부하고 바디감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물을 사용하는 워시드 커피에 비해 복합적인 과일 향이 많이 느껴지고, 산미와 단맛이 조화를 이룹니다.
내추럴 생두는 연한 녹색이나 노란색을 띠는데, 과하게 발효된 커피에서는 농익은 과일 향이나 꾸리꾸리한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Pulped Natural Process)이란?
출처: Carmo Coffees
전통적인 내추럴 커피 가공 방식은 단점도 있지만 워시드와 다른 매력이 있어 내추럴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품질이 균일하지 않은 내추럴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90년대 초 브라질에서 처음 개발한 것이 펄프드 내추럴(Pulped Natural)입니다.
펄프드 가공 방식은 전통적인 내추럴 방식과 비슷하지만, 펄프드 방식은 껍질과 과육을 제거하고 점액질이 남아 있는 상태의 파치먼트를 수분량 11~13%까지 건조합니다. 당분이 많은 과육이 제거된 상태이므로 전통적인 내추럴 방식보다 안정적으로 품질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펄프드 커피는 단맛과 향이 조화롭고, 바디감이 풍부하며, 워시드 방식과 내추럴 방식의 중간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추럴? 워시드? 펄프드? 취향에 맞는 원두 추천
알라카르테 싱글오리진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AA 워시드는 플로럴 부케와 은은한 자스민의 밸런스, 홍차와 같은 깨끗함과 입안을 가득 채우는 부드러운 바디감이 특징입니다. 깔끔한 맛과 가벼운 바디감의 워시드 방식을 선호한다면 추천하는 원두입니다.
👉 알라카르테 싱글오리진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AA 워시드 맛보기
알라카르테 싱글오리진 우간다 시피 내추럴은 우간다 시피 지역의 주쿠가 보라 농장에서 내추럴 방식으로 가공간 원두를 사용했습니다. 상큼한 베리의 신맛과 과일의 기분 좋은 단맛, 다크 초콜릿의 쌉싸름한 맛까지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데요. 아메리카노나 룽고로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알라카르테 싱글오리진 브라질 옐로우버본 펄프드 네추럴은 캐슈넛과 아몬드 등 견과류의 풍미와 부드러운 단맛, 풍성한 피니시가 특징입니다. 산미가 적고 내추럴 커피와 워시드 커피 중간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커피와 비교해 보면서 즐기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고소한 풍미가 매력이므로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로 즐기면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