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카르테 로스터 인터뷰 #5] 싱글오리진 커피 원두, 어떻게 골라야 실패하지 않을까?

싱글오리진 원두, 종류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 어려우셨나요? 알라카르테 로스터가 원두 라벨 읽는 법, 커피 산지별 특징, 유라 머신 분쇄도 세팅 팁까지 직접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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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인터뷰에서 블렌드와 싱글오리진의 차이, 그리고 알라카르테 블렌드 원두 3종 고르는 기준까지 들어봤는데요. 마지막에 “다음에는 싱글오리진 원두를 산지별로 더 자세히 소개해드릴게요”라고 예고해드렸죠.

막상 알라카르테몰에서 싱글오리진 페이지를 열어보니, 종류가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산지도 다양하고, 등급도 있고, 가공 방식도 제각각이라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막막했어요. 오늘은 그 막막함을 해소해드리기 위해, 알라카르테 로스터 김선호 님과 싱글오리진을 처음 고르는 법부터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인터뷰 주인공, 김선호 로스터는?
– 카페드유라·알라카르테 로스터 팀 관리자
– 위생사 자격(2024년 1월 취득)
– 큐그레이더 자격 취득(2018년 11월)
– SCAA ARC Level1, Level2 이수

Q. 지난번에 “싱글오리진은 취향이 어느 정도 잡힌 분들께 추천한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싱글오리진에 처음 도전하는 분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블렌드 원두로 내린 커피 경험에서 힌트를 얻는 게 좋아요. “고소한 게 좋았다”, “좀 더 산뜻한 게 마시고 싶다” 같은 느낌이 남아있다면 이미 방향이 반은 잡힌 거거든요. 그 방향을 기준으로 산지를 고르는 거예요.

막막하다면 순서를 이렇게 잡으시면 돼요. 먼저 산미를 좋아하는지,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지부터 정하고 → 그에 맞는 산지를 고르고 → 라벨에서 가공 방식을 확인하는 거예요. 이 세 단계만 알면 아무리 많은 종류의 싱글오리진이 있어도 헤매지 않게 돼요.

Q. 그러고 보니 싱글오리진 라벨에는 정보가 꽤 많이 적혀 있던데요. 산지, 품종, 가공 방식, 고도까지. 처음 고르는 분들은 어떤 정보를 제일 먼저 확인하면 좋을까요?

세 가지만 보시면 돼요. 산지, 가공 방식, 로스팅 단계 순서로요.

산지는 맛의 방향을 알려줘요. 에티오피아면 화사하고 산미가 있는 방향, 브라질이면 고소하고 묵직한 방향이라는 걸 먼저 예상할 수 있거든요. 가공 방식은 그 산지의 맛이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는지를 말해줘요. 같은 에티오피아라도 워시드냐 내추럴이냐에 따라 맛이 꽤 달라지거든요. 로스팅 단계는 향이 얼마나 살아있는지, 바디가 얼마나 묵직한지 등을 결정해요. 고도나 품종은 나중에 싱글오리진에 익숙해지고 나서 보셔도 늦지 않아요.

📌 TIP. 산지 → 가공 방식 → 로스팅 단계, 이 세 가지만 봐도 싱글오리진 선택의 80%는 해결돼요.

Q. 방금 산지가 맛의 방향을 알려준다고 하셨는데요. 산지별로 맛이 어떻게 다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고소한 걸 좋아하는 사람, 산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눠서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눠드릴게요. 이 방향만 먼저 정해도 선택의 어려움이 절반으로 좁혀져요.

산미·화사한 향을 좋아하신다면 → 에티오피아, 케냐 쪽을 선택하세요. 에티오피아는 꽃향기나 베리류 같은 화사한 향미가 특징이고, 케냐는 거기에 좀 더 강렬한 과일 산미가 더해져요. 커피에서 과일 같은 느낌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쪽부터 시작하시면 돼요.

고소하고 묵직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쪽을 추천해요. 브라질은 너트 향과 묵직한 바디감, 콜롬비아는 그보다 조금 더 균형 잡힌 단맛, 과테말라는 초콜릿 같은 단맛과 적당한 산미가 있어요.

취향추천 산지맛의 방향
산미·화사한 향에티오피아, 케냐베리류·꽃향기·과일 산미
고소·묵직브라질, 콜롬비아너트·초콜릿·부드러운 단맛
중간·균형감과테말라, 코스타리카초콜릿 단맛 + 적당한 산미

산지별 더 자세한 특징은 알라카르테 블로그에서 소개한 적 있으니, 아래 글에서 확인해 보세요.

커피 원두 원산지별 특징 — 에티오피아·과테말라·콜롬비아 등 나라별 맛 완전 비교

Q. 그렇게 산지별 방향을 설명해 주시니까, 알라카르테가 왜 이 산지들을 골랐는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기준으로 8종을 큐레이션하셨나요?

‘맛의 스펙트럼을 고르게 채우자’는 게 기준이었어요. 산미가 약한 쪽부터 강한 쪽까지, 바디감이 가벼운 쪽부터 묵직한 쪽까지 골고루 경험할 수 있어야 소비자가 자기 취향을 찾아갈 수 있거든요.

산지를 다양하게 넣은 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예요. 먼저 “어떤 맛 경험을 채워야 하는가”를 정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산지가 따라온 거죠. 에티오피아·케냐는 산미 쪽, 브라질·콜롬비아는 고소한 쪽을 채워줘요. 그 사이사이를 과테말라·코스타리카 같은 산지가 채우고 있고요.

Q. 라벨에 ‘G2’, ‘AA’, ‘SHB’ 같은 등급 표기가 있던데요. 싱글오리진 고를 때 이 등급이 맛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커피 원두의 등급은 주로 생두의 크기, 결함두 비율, 밀도 같은 물리적 기준을 보는 거예요. 등급이 높을수록 결함이 적고 균일도가 높아서, 로스팅 결과가 안정적으로 나와요. 그게 맛의 일관성으로 이어지죠.

다만 등급이 맛 자체를 보장해주는 건 아니에요. G1이 G2보다 반드시 더 맛있다는 뜻은 아니거든요. 같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라도 어떤 농장에서 어떻게 가공됐는지가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등급은 “기본 품질이 검증된 원두인가”를 확인하는 정도로만 보고 있어요.

📌 TIP. 알라카르테 싱글오리진에 표기된 등급(G2, AA, SHB 등)은 각 산지의 기준에서 상위권 원두라는 의미예요. 브라질 SHB는 고도 기준, 케냐 AA는 원두 크기 기준, 에티오피아 G2는 결함두 비율 기준으로 각각 달라요.

Q. 등급 다음으로 가공 방식도 궁금한데요. 라벨에서 워시드·내추럴·펄프드 내추럴을 보게 되는데, 이게 실제 맛에서 얼마나 다르게 느껴지나요?

생각보다 꽤 달라요. 워시드는 깔끔하고 산미가 뚜렷해요. 원두 본연의 맛이 잘 드러나기 때문에, 그 산지의 개성을 가장 순수하게 느끼고 싶을 때 맞아요. 내추럴은 과일 껍질째 건조하는 방식이라 단맛과 바디감이 풍부해요. 블루베리나 복숭아 같은 과일 뉘앙스가 나기도 하고요. 펄프드 내추럴은 그 중간이에요. 워시드의 깔끔함에 내추럴의 단맛이 더해진 느낌이라 균형감이 좋아요.

같은 에티오피아라도 워시드면 산뜻한 레몬 산미, 내추럴이면 블루베리 같은 단맛이 더 강해요. 라벨에서 가공 방식을 꼭 확인하셔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가공 방식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알라카르테 블로그에서 소개한 아래 글을 확인해 보세요.

허니 프로세싱? 워시드, 내추럴, 펄프드 내추럴 등 커피 가공 방식 정의와 장단점

Q. 알라카르테 싱글오리진은 모두 미디엄 로스팅이던데요. 산지마다 개성이 다른데, 다 같은 로스팅 포인트로 가도 되는 건가요?

미디엄 단계로 로스팅한 이유는 그 단계가 유라 전자동 커피머신과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이에요. 라이트 로스팅은 향은 화사하지만 유라 머신에서 추출이 고르게 안 되는 경우가 생기고, 다크 로스팅은 쓴맛이 너무 강해져서 원두 본연의 개성이 사라져요.

다만 미디엄 로스팅 안에서도 차이는 있어요. 에티오피아 같은 아프리카 산지는 조금 더 라이트한 미디엄으로 향을 살리고, 브라질·콜롬비아 같은 남미 산지는 조금 더 진한 미디엄으로 바디감을 살리는 방향으로 포인트를 달리하고 있거든요. 같은 미디엄이라도 산지별로 조금씩 다르게 접근하는 거예요.

로스팅 단계별 자세한 특징은 알라카르테 블로그를 확인해 보세요.

강배전? 약배전? 커피 원두 로스팅 단계별 특징 및 추천 원두

Q. 방금 추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싱글오리진마다 분쇄도도 다르게 세팅해야 하나요? 유라 머신에서 조절하는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기본은 중간 분쇄도(유라 기준 3~4단계)에서 시작하시면 돼요. 거기서 맛을 보고 조절하는 게 맞는 방법이에요.

커피가 너무 쓰거나 무겁게 느껴지면 분쇄도를 조금 굵게 조정해보세요. 반대로 맛이 너무 가볍거나 싱겁게 느껴지면 조금 더 곱게 갈아보시고요. 산미가 강한 싱글오리진(에티오피아·케냐)은 조금 굵게, 바디감이 중요한 산지(브라질·콜롬비아)는 조금 곱게 가는 걸 기본 방향으로 잡으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져요.

다만 분쇄도를 바꿀 때는 한 단계씩만 조정하세요. 한 번에 많이 바꾸면 어디서 맛이 달라졌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요.

Q. 마지막으로, 싱글오리진을 처음 도전하는 분께 알라카르테 싱글오리진 원두중에서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고소하고 무난하게 시작하고 싶다면 브라질 옐로우버본 펄프드 네추럴을 추천해요. 블렌드에서 경험한 고소함과 가장 가까운 맛이라 부담이 없어요. 첫 싱글오리진이라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넘어올 수 있거든요.

산미 있는 커피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2로 시작해보세요. 에티오피아 특유의 화사한 향미가 잘 드러나는 원두인데, 알라카르테 싱글오리진 원두 중에서도 산미가 과하지 않은 편이라 입문하기에 딱 맞아요.

이 두 가지를 먼저 경험해보시면, 다음에 어느 방향으로 취향을 넓혀갈지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해요.


싱글오리진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방향만 정하면 생각보다 고르기 쉬워요. 산지 → 가공 방식 → 로스팅 단계, 이 세 가지 순서로 라벨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취향이 잡혀 있을 거예요.

다음 편에서는 싱글오리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게이샤 원두를 다뤄볼게요. “커피 산미는 신맛이 아니에요”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게이샤가 어떻게 그 답을 보여주는지 들어볼 예정입니다.

김선호 로스터와의 지난 인터뷰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 [알라카르테 로스터 인터뷰 #1] “유라가 커피 원두도 판매하는 이유가 있어요”

👉 [알라카르테 로스터 인터뷰 #2] 신규 원두 3종 “선물하고 싶은 원두를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 [알라카르테 로스터 인터뷰 #3] “유라 커피머신에 최적화된 원두, 세 가지 기준을 고려해요”

👉 [알라카르테 로스터 인터뷰 #4] “블렌드 vs 싱글오리진, 내 커피 취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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